[포스트21 뉴스=박윤선 기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양성판정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2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나와 영부인 멜라니아가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 격리와 회복 절차에 들어갈 것이며, 우리는 극복할 것이다.”라는 글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호프힉스 보좌관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은 후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코로나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주치의인 션 콘리 박사는 “대통령과 영부인은 건강하다. 회복하는 동안 백악관에 머무를 것이다.”라고 알렸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수행원인 닉 루나는 물론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전 선임고문과 대선 캠프의 빌 스테피언 선거대책본부장, 호프 힉스 백악관 보좌관 등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 줄줄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으면서 백악관은 초비상 사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는?
많은 사망자를 발생시킨 바이러스인 만큼 미국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의료진은 언론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 상태가 좋다고 말했지만, 고열은 물론 산소호흡기까지 사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또한, 치료를 위해 염증 치료제인 덱사메타손을 복용했다고 의료진이 밝히면서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알려진 것보다 나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복용한 덱사메타손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중환자의 사망률을 낮추는데 효과가 있으나, 인체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그로 인해 권위 있는 보건 전문 기관은 경증 환자에게 덱사메타손 복용을 권하지 않으며, 미 국립보건원 가이드 라인도 산소 보충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에게는 덱사메타손 사용을 권고하지 않는다. 이러한 점을 비춰 볼 때, 덱사메타손을 복용한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가볍지 만은 않다고 미국 언론매체들은 분석했다.
한 달도 남지 않은 미국 대선
전 세계는 미국 대선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AP통신은 대선 전이나 대선 승리 후보에게 큰 문제가 생길 경우,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다.
현재 조사 결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은 후 경쟁자인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까지 늘어났다. 두 후보의 격차는 최근까지 진행된 여론 조사 결과들과 비교하면 약 1∼2% 포인트 더 벌어진 것이다.
미국 언론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때문에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고도 이를 숨겼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병원에 입원한 트럼프 대통령이 신속진단을 통해 이미 1차로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말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가 월트 리드 군병원에서 열린 의료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진단을 받은 지 72시간이 됐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염 확진 사실이 공개된 지 36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서 말이다.
이후에 콘리 주치의는 말을 잘못한 거라고 수습했지만 의문은 사라지지 않은 상태다. 대선을 앞두고 지지층을 규합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건지 코로나19로 입원 중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10월 4일 병원 밖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깜짝 외출하는 돌발행동을 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병원 밖 지지자들을 “위대한 애국자”라고 추켜세우면서 “병원 밖 모든 팬과 지지자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라는 인사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에겐 감동스러운 깜짝 이벤트였을지 모르지만 보건 전문가와 미국 언론은 그런 대통령의 행동을 강하게 비난했다.
코로나19 환자들은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14일 동안 격리 조처를 해야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월터 리드 병원의 내과 의사인 제임스 필립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미친 짓”이라고 했고, 조너선 라이너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무책임함의 극치”라며 “병원 밖의 즐거운 드라이브를 함으로써 경호원을 중대한 위험에 처하게 했다”라고 비판했다. 백악관이 경호원들을 위해 어떤 예방 조처를 했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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