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한편 지영호 서예가, '담쟁이 넝쿨'

최현종 기자 승인 2021.09.20 08:30 | 최종 수정 2021.09.20 08:39 의견 0


담쟁이 넝쿨

돌샘 지영호


솜털 달린 막대기 하나

메마른 낡은 집 모서리에

무심하게 꽂혀 있다

높은 곳을 정복하여

아름다운 꽃 피우고

화려한 몸매를 가꿔

벽화의 여왕을 꿈꾼다

춘화를 위하여

허공을 핥는 고통으로

손끝마다 피어나는 사랑

새잎 속에 숨어서 햇살을 본다

멈춘 듯하지만

게으르지 않는 담쟁이

돌담을 파랗게 덮는다

돌샘 지영호 서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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