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의 딜레마’ 그린플레이션

환경도 중요하지만 물가상승으로 고통받는 소비자들

최현종 기자 승인 2022.05.14 16:45 의견 0

[포스트21 뉴스=최현종 기자] 최근 많은 기업들이 ESG경영을 위해 힘쓰는 가운데, 그와 함께 등장하고 있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환경의 딜레마’라고 불리는 그린플레이션입니다. Green과 Inflation의 합성어인 그린플레이션은 친환경과 물가상승에 대한 합성 신조어라 볼 수 있습니다. 친환경 에너지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구리나 알루미늄 등의 원자재 값이 올라가고, 화석연료 에너지 생산이 줄어들면서 에너지 가격도 올라가게 되는 결과로 이어지며 경제 전반의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뜻하는 것입니다.

최근 지구온난화의 가속화 등으로 인해 친환경을 위한 노력이 중요시되며, 이에 따라 다양한 기업들이 친환경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서 필요한 원자재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 역시 정해진 수순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원자재와 에너지의 가격 상승은 경제 전반의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게 되는 결과를 낳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자동차 산업을 들 수 있습니다. 환경보호를 위해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을 점차 중단하고, 전기자동차 생산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전기자동차 생산을 위한 원자재들의 수요 역시 증가하게 되는데요. 이런 수요의 증가로 인해 전기자동차의 핵심 원자재들, 알루미늄이나 니켈 등의 가격이 급등하게 되고 그와 연관되어 있는 다양한 산업군의 제품들 역시 가격이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친환경을 위해 노력하기 위해서는 물가 상승에 대하여 부담할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비용을 더 지불해야하는 것은 결국 소비자들이기 때문에 그린플레이션은 돈을 더 내더라도 환경을 지킬 것인지, 아니면 환경 보호는 뒷전에 두고 좀 더 합리적이고 저렴한 비용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딜레마에 빠진 소비자들

가치소비를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같은 품질의 상품이라 하더라도 친환경적인 노력을 통해 만들어진 상품을 구매할 때 더욱 비용을 지불하고자 하는 이들 역시 증가하였는데요. 하지만 친환경이라는 가치를 중요시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런 가치를 지니지 않은 소비자들 역시 많은 상황이기에 모두가 친환경을 위해 자신이 돈을 더 내야한다는 사실이 달가운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여건에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물가가 상승하는 것은 생계를 이어나가는 것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에 그린플레이션이라는 상황이 달가울 수만은 없습니다. 본인들이 환경 보호를 위해 돈을 더 쓰겠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그로 인해 경제 전반의 물가가 상승하게 된다면 다른 가치를 지니고 있는 이들에게도 강제로 환경 보호를 위해 부담을 주게 되기 때문입니다.

환경 보호를 하지 않는다면 결국 그로 인한 부작용들을 모두 감당해야하는 것 역시 우리이기 때문에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진 상황에서 환경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물가 상승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에 빠지게 되는 이유입니다. 현재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린플레이션은 소비자들에게 있어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는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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