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전문가의 경계···. 외주 시장의 신뢰 문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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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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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21 뉴스=김지연 기자] 최근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기존에 사람이 직접 해야만 했던 영역들을 AI가 하나씩 대체하기 시작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의 생활은 매우 편리해졌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부작용들도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부작용 하나가 바로 AI를 활용한 ‘외주’이다. 우리는 자신이 직접 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글을 쓰는 재주가 없는 사람은 자신이 쓴 글을 전문가에게 맡겨 첨삭을 받기도 하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때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아서 세부적인 내용들을 조절하기도 한다. 디자인 같은 영역을 비롯해서 번역, 통역 등 정말 많은 분야에서 전문가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다양한 플랫폼들을 통해서 프리랜서 전문가들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쉽게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전문가에게 의뢰할 수 있다.
AI를 활용해서 처리할 수 있는 부분들도 많겠지만, 아직까지는 AI가 번역한 문서가 부자연스럽거나, 디자인 부분에 있어서도 전문가가 한 것과는 퀄리티에서 많은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혹은 AI를 활용해서 만들어서는 안되는 경우 등 다양한 문제들로 인해 AI를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고 이런 경우에는 전문가들에게 외주를 맡기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몇몇 업체들이 AI를 활용해서 의뢰 받은 작업을 진행하고, 이것을 직접 사람이 한 것처럼 전달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직접 해주는 것인줄 알고 작문을 의뢰했다가, 혹은 디자인을 의뢰했다가 나중에 AI를 활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AI를 활용해도 상관 없는 경우에는 작업의 퀄리티만 만족스럽다면 크게 문제가 될 일은 없겠지만, AI를 사용해서는 안되는 경우, 고객을 속여서 AI로 작업한 뒤 결과물을 전달했다면 이로 인해 큰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미래 AI 사회의 경고, 전문가와 AI의 공존을 위한 대책
그렇기에 고객들은 의뢰를 맡길 때 AI로 작업하는 것이 아닌 직접 해주는 것인지 문의하는 경우도 있지만, 비대면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작업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결국 업체의 말을 전적으로 믿는 방법 밖에 없다. 현재는 AI를 활용한 작업물들의 퀄리티가 실제 전문가가 직접 하는 것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쉽게 파악할 수 있지만 향후 AI기술이 더 발전된다면 일반인들이 보고 분간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AI 기술을 활용해서 전문가 서비스를 표방하는 업체들이 늘어날 수 있고, 이로 인해 피해를 입게 되는 사람들 숫자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지도 모른다. 그런 상황들이 발생할 수도 있기에 AI 기술의 발전은 마냥 환영할만한 일은 아니다.
이런 문제들 외에도 다양한 부작용들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충분한 대처를 하지 않고 무작정 기술의 발전에만 집중하게 된다면 AI기술로 인해 도움을 받게 되는 영역보다, 오히려 피해를 입게 되는 영역이 커질 수도 있다. AI기술은 인간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 발전되어야 하는 것이다.
만약 AI 기술을 남용하여 고객들을 속이고, 기업들이 더욱 쉽고 편리하게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기 시작한다면 앞으로 전문가들은 자신들이 오랜 시간을 들여서 전문성을 키우는 것에 대해서 의미를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순간이 도래하게 된다면 인간은 AI에게 모든 것을 맡겨 놓고 스스로의 역량을 발전시키는 것을 포기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야 말로 진정 AI에게 지배 당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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