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직장인의 꿈? 아니면 올가미?
직장인들이 승진을 꺼려하는 이유, 보상보다 큰 책임
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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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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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21 뉴스=강현정 기자] 직장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 당연히 퇴근을 하고 집에서 쉬는 것이 좋겠지만, 회사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면 자신이 일한 것에 대해서 충분한 보상을 받는 것을 좋아할 것이다. 열심히 일한 만큼 성과를 내고, 그 성과에 따라 연봉이 인상되고, 인센티브를 받고, 승진할 수 있다면 그동안 열심히 일해온 시간들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다 보니, 직장인들은 회사에서 자신의 노력에 대해서 보상 받는 것보다 차라리 개인의 시간을 보장 받는 것을 선호하는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남들보다 더 오랜 시간 근무하고, 열정적으로 일해서 더 많은 보상을 받는 것보다는 적당한 보상만을 받고, 그만큼 적당히 일하면서 워라밸을 보장 받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승진을 해서 팀장, 부장 등 높은 직책을 맡게 되는 것보다 그냥 일반 팀원으로 일하는 것을 원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어떻게든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승진하고자 노력하는 이들이 많았다면, 지금은 팀장 자리가 공석이더라도 아무도 그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혹자는 최근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직장에서의 삶보다 개인의 삶을 더욱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회사에서 인정 받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아 붓는 것보다 차라리 자신의 삶에 더 집중하고,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더욱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말이다. 이는 틀린 말은 아니지만 모두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워라밸 시대, 승진을 둘러싼 직장인들의 고민과 현실
워라밸을 중시하기 때문에 승진에 관심을 갖지 않는 이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승진 함으로써 얻게 되는 권리나 보상보다는 의무나 압박감이 훨씬 크기 때문에, 승진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승진을 해서 높은 직책을 맡게 된다면 해야 하는 업무가 많아지고 책임 져야 하는 것들도 많아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받고 있던 보상이 크게 증가하지는 않는다.
최근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추구하는 회사들이 많아지면서 직급체계가 사라진 회사들도 많다 보니, 그런 경우에는 승진을 한다고 해서 별도의 인센티브나 연봉 인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고, 팀장이 되어서 달라지는 것은 매달 지급 되는 별도의 직급수당 몇십만원 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이런 직급 수당도 없는 회사들도 많다 보니 대부분의 직원들은 팀장이 되어 받는 보상이 거의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차라리 마음 편하게 팀원으로 일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일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기업들은 이런 직원들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들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해줄 생각보다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승진을 하는 것에 욕심이 없다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 정말 그럴까? 팀장, 부장으로 승진하게 되었을 때 그에 합당한 충분한 보상이 지급 된다면, 아마도 많은 이들이 다시 승진하기 위해 성과를 내고자 노력할 것이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이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삶에 충실하겠지만 사회적으로 성공하고자 하는 욕심을 가진 이들 역시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승진이라는 것이 직장인들의 꿈이 될 것인지, 아니면 그들을 옭아매는 올가미가 될 것인지는 기업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권리와 의무, 보상과 책임이 수평을 이루게 된다면 아마도 승진은 다시 많은 직장인들의 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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