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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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6 17:38 | 최종 수정 2020.11.0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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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21 뉴스=오현진 기자] 여성이 뜨고 있다. 능력 있고 강한 여성이 뜨고 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섭렵하는 여성 출연진들은 공통점이 있다. 한 분야에서 정상의 자리에 올랐으며 끈기 있게 그 자리를 지켰다. 다른 공통점이 있다. 외모 문제다.
인형 같은 여성은 그만
독보적인 여성 캐릭터는 박세리다. ‘리치 언니’ 박세리는 방송을 위해 애써 외모를 포장하지 않는다. 늘 다이어트를 한다는 박세리는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는다. 주변 사람들에게 센스 넘치는 선물을 한다. 사람을 따스하게 대하고 소신이 분명한 태도로 여성 시청자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박세리는 방송을 위해 한껏 치장하지 않는다. 화려하게 꾸미거나 인형처럼 있어야 겠다는 강박관념도 없다. 그럼에도 박세리의 행동 하나 하나는 여심을 뒤흔든다. 박세리는 여성 시청자들에게 롤모델이기 때문이다. 박세리처럼 살고 싶은 것이다.
센 여성 캐릭터가 처음은 아니다
그동안 여성 캐릭터에 대한 기대감은 계속 높아져 왔다. 우스꽝스러운 여성 캐릭터, 과소비하며 잘 모르는 여성 캐릭터는 철저하게 외면받았다. 남성의 시각에서 해석한 여성 캐릭터도 사라졌다.
그 후에 나온 캐릭터가 센 여성 캐릭터이다. 최고의 자리를 차지했고 여전히 월등한 여성 캐릭터. 남자 출연진을 좌지우지하며 19금 농담까지 서슴없이 던질 수 있는 여성 캐릭터가 자리를 잡았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효리이다.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비, 유재석에 전혀 밀리지 않고 강력하게 주도하며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 아무리 예쁜 여성도 나이를 먹는 것이 약점이었다. 여성과 젊음은 뗄 수 없는 공식 같았던 그 공식이 깨지고 있다.
김희선은 대한민국 최고의 미모를 가진 여성 연기자이다. 결혼해서 낳은 딸은 현재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SBS 금토드라마 ‘앨리스’ 주연을 당당히 차지하며 안정적인 시청률 성적을 올렸다.
최근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우리새끼’에 출연해 탁재훈을 꼼짝 못 하게 만드는 한편, 막걸리 애정을 드러내 웃음을 주었다. 현재 시청자가 원하는 여성 캐릭터에 딱 맞았다.
결혼한 여성 연예인은 살림하며 자녀를 키우는 것이 당연했던 과거도 있다. 결혼한 여성 연기자가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 범위는 급격히 축소됐다. 그러나 이젠 임신과 출산이 여성 연기자의 경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오히려 긍정적인 변수이다.
센 여성 캐릭터, 한계를 넘어야
여기에서 한 가지 생각의 다름이 있다. 센 여성은 무조건 진한 화장을 해야 할까. 눈빛이 매서워야 할까. 카리스마가 있는 것은 좋은데 그 카리스마를 꼭 외모로 표현해야 할까. 이 부분에 대한 거부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강한 여성을 표현하기 위해 메이크업을 활용하는 발상에 대한 이야기다. 어둡고 짙은 립 메이크업을 하고 눈썹을 강렬하게 그려서 표현하는 강한 여성 캐릭터. 아이라인은 두껍고 길게 그려야 할까. 왜 강한 여성은 꼭 그런 메이크업을 해야 할까. 강한 여성=강한 메이크업의 공식을 깰 때가 됐다.
강렬한 메이크업은 상대를 압도한다. 외모만 보면 말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외모로 여성 카리스마를 표현하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외모로만 카리스마를 표현한다면 반감을 살 수 있다.
대중이 바라는 센 여성 캐릭터는 외모를 중요하게 보지 않는다. 외모는 기준이 되지 않는다. 센 여성 캐릭터임을 애써서 강조할 필요는 없다. 그 판단은 시청자가 한다. 시청자는 지극히 평범함 속에서 센 것을 원한다.
존재만으로 압도하는 캐릭터를 바란다. 보기에 거북한 외모는 원치 않는다. 지금 센 여성 캐릭터를 연구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기억하길 바란다. 센 여성 캐릭터는 성별을 떠나, 한 사람의 강한 내면이 드러날 때 인정받는다.
여기에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 그 사람이 나에게 준 기쁨이 더해지면 카리스마가 폭발한다. 이렇게 완성된 센 여성 캐릭터가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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