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중독과 도파밍, 즐거움의 이면 탐구하다

강현정 기자 승인 2024.08.20 10:17 의견 0

[포스트21 뉴스=강현정 기자] 게임을 할 때 아이템을 모으는 것을 ‘파밍’이라고 한다. 더 좋은 아이템을 얻기 위해, 캐릭터를 성장시키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 바로 ‘파밍’이기에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개념이다. 그런데 이런 파밍이 게임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이루어지기 시작하고 있다. 바로 도파민이 분비되는 경험을 모으는, ‘도파밍’이 유행하기 시작하였다.

도파밍이란 도파민과 파밍의 결합어로 신나는 경험을 통해서 도파민이 분비되는 행위들을 의미한다.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뇌가 도파민을 경험적으로 얻게 만드는 것이다. 새로운 경험과 쾌락을 추구하며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뇌에서 높은 수준으로 분비하도록 만드는 행동들을 추구하는 것이 도파밍이라고 할 수 있다.

도파민은 행복, 기쁨, 보상과 관련된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로 이러한 감정을 경험하고자 하는 우리의 본능적인 욕구에 큰 역할을 수행하는 물질이다. 소위 말하는 ‘도파민 중독’은 이런 도파민이 분비되는 상황들을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것을 의미하며, 도파밍 역시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도전과 새로운 경험, 특이한 상황처럼 도파민이 분비되는 행동들을 지향하는 양상으로 이루어진다.

도파밍은 결국 매번 반복되는 일상적인 틀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특별한 순간을 찾아내고자 하는 행동을 할 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호기심과 즐거움을 위해서 다양한 자극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것들을 추구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너무 과할 경우 나타나게 된다. 지나친 도파민 중독 증상은 정신적인 건강에 상당히 영향을 미치게 된다.

도파민 중독의 위험성, 지나친 자극이 부르는 삶의 불균형

도파민이 적게 분비되는 것은 우울감을 느끼게 만들기도 하지만, 반대로 도파민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것은 조울증을 발생시킬 수 있고 뇌의 전두엽을 지나치게 자극함으로써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도파민 중독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게다가 도파민을 수집하는 도파밍이 지속되다 보면 기존에 즐거움을 느끼던 다양한 활동들에 대해서 내성이 생겨서 더 이상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계속해서 더욱 새로운 것, 더욱 자극적인 것을 찾게 만드는 상황을 유발시킬 수도 있다.

결국 지나친 도파밍은, 도파민 중독을 유발시킬 수 있으며 점차 자극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삶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게 자극적인 것만을 추구하게 된다면 우리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소소한 행복들의 소중함을 잊어버리게 되고 음주나 도박, 심지어 마약과도 같은 일상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더욱 자극적인 것들을 찾게 만들 수도 있다.

물론 적절한 도파민은 우리의 삶에 성취감을 느끼게 만들어 주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기쁨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이든 지나치면 부족한 것만 못한 법이다.

지나친 도파민 중독 증상이 우리의 삶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유념해두지 않는다면 우리는 일상 속의 소중함을 잊어버리게 될 수도 있다. 음식을 먹을 때도 너무 자극적인 음식들만 계속해서 먹게 된다면 소화기관이 망가지고, 영양학적으로 불균형을 이룰 수 있다.

이는 우리의 삶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너무 자극적인 경험들만을 수집하게 된다면 그것은 우리의 삶에도 분명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자극적인 경험들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쾌락이 있다면, 반대로 일상적이고 소소한 경험들이 우리에게 알려줄 수 있는 편안함과 행복함이 있다. 그 사실을 잊어버리고 쾌락과 자극만을 좇게 된다면 언젠가 그 선택에 대해서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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